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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005년 3월 교본해설 51 - 허윤석 세례자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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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14:39:03

2005년 3월 교본해설 51

그런데 그 빵을 주실 수 있나요?

허윤석 세례자 요한 신부

어느 선교사의 일화입니다.

어느 선교사가 가난한 원주민들의 자녀들을 교육하게 되었습니다. 그 선교사는 글과 간 단한 산수를 가르쳤습니다.

산수시간!

구구단을 가르치기 위해 선교사는 빵을 두 개씩 묶어서 아이들에게 보이며

"이 두 개씩의 묶음을 두 개 모으면 몇 개가 되지? 세어볼까? 그래, 4개가 되는구나!"

이런 식으로 선교사는 빵을 가지고 구구단을 가르쳤습니다. 구구단 수업이 끝나고 선교사가 물었습니다.

"질문 없나?"

비쩍 마른 아이가 손을 번쩍 들더니 말했습니다.

"신부님! 구구단은 잘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그 빵을 주실 수 있나요?"

순간, 선교사는 중요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믿어야 할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랑의 실천을 통해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마르코 복음 3장 7-12절을 보면, 예수께서 많은 병자를 치유하시자 악령은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소리 지릅니다.

어떻게 보면 예수님께 가장 완전한 신앙고백을 첫 번째로 한 존재는 복음서의 악령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악령의 고백을 신앙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믿음의 내용보다는 먼저 믿어야 할 대상인 그분과의 근접성(近接性), 즉 가까움의 정도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믿어야 할 내용을 알게 하는 것에만 치중할 때 우리의 신앙은 악령에게처럼 기쁨이 아니고 자신을 간섭하고, 소리 지르게 하고, 그분 앞에 비굴하게 엎드리는 굴절된 피해의식을 갖게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기도' 전에 사제의 "하느님의 자녀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라는 기도 초대 말씀을 듣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됨을 인식하는 기도인 주님의 기도, 그리고 구원의 식탁, 감사의 식탁의 나눔은, 내가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된 행복한 표징이요 잔치입니다.

냉담자들도 분명 세례를 받았고 미사에 참여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분들이 쉬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가 구구단의 원리만을 전수해 주어서가 아닐까요?

그 아이의 질문이 나오기 전에 우리는 먼저 그 아이에게 빵을 주어야 했습니다.

예수의 다른 이름을 빈 4칸에 쓰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적습니다. '그리스도'라고. 모두 다 아는 상식이니까!

하지만 '예수는 누구의 그리스도인가? 하고 빈칸을 제시하면 과연 '나'라는 말을 넣을 수 있을까 자문해 봅니다.

"레지오 기도문을 봉헌하는 것인지, 외는 것인지?"

레지오 마리애는 이제 한국의 천주교회, 아니 세계 교회 안에서 위상이 드높습니다. 따라서 레지오 마리애가 어떤 단체인지 대부분의 신

자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또 레지오 단원들도 지적인 면에서 많은 성장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레지오 마리애에 관한 지식이 우리의 삶 안에서 사랑으로 승화되고 서로 기도하고 진실로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면 율법주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알아야 믿고, 믿어야 사랑하며, 다시 사랑해야 더 깊이 안다고 생각합니다.

「레지오 마리애」 월간지 발행 200회를 축하하며 레지오의 영적, 지적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한 월간지의 모든 봉사자에게 자부적인 강복을 보내며, 단원들이 더 많이 이 월간지를 사랑하고 전파하여, 많은 단원들이 성장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사랑하는 동료 단원들에게, 협조단원들에게, 그리고 교우들에게 월간지를 선물하십시오!

그것은 바로 그 빵을 주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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