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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훈화 - 새해 첫날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색과 묵상
세나뚜스 조회수:717 222.114.24.13
2016-01-21 09:37:38
새해 첫날에 함께 나누고 싶은 사색과 묵상

대구Se. 최홍길·레오 지도신부

떠나가는 세월에 나를 마냥 맡길 수는 없고 새로운 포부와 희망으로 또다시 새로운 한 해를 열어야 합니다. 유수 같은 세월에 나 자신과 우리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현대사회는 모든 것이 기계화되고 자동화되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사고와 묵상이 없고 어딘가 구멍이 뻥 뚫린 듯 모자라고 부족한 면면이 많은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듯 보입니다.
사람은 반드시 자의식을 지니며 정체성, 자기 동일성을 밝히고자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의식없이 산다고 하면 이는 짐승들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 중의 하나인 이집트에 가면 스핑크스가 있습니다. 스핑크스가 길가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제대로 하면 살려주고 그렇지 아니하면 죽였다고 합니다. "아침에는 네 발로, 낮에는 두 발로, 저녁에는 세 발로 가는 것이 무엇이냐?" "사람(인생)"이라고 제대로 답을 맞추지 못하면 인생을 살 자격이 없다고 죽였다는 것입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내에 성직자 묘지가 있습니다. 그 묘지 입구 양쪽 돌기둥에 라틴말로 이런 문귀가 있습니다. "Hodie Mihi, Cras Tibi." 이 말은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뜻입니다. 바로 우리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나간 이가 살아있는 나에게 던지는 말입니다. "오늘 나에게 죽음이 와서 내가 이렇게 누워있지만 내일은 바로 당신의 차례입니다"라는 말입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리들 가까이 있는 이가 하나둘 이 세상을 떠나갑니다. 백년이 지나서 지금 이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을 이가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누구나 죽음 앞에는 속수무책입니다. 인간의 근원적인 갈망은 무엇입니까. 영원히 죽지 아니하고 사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시 우리의 관심과 시선을 우리 자신과 인생에 집중해 봅시다.
오늘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현재를 살아갑니다. 나는 천년만년 살고 싶어하며 이상을 실현시키고자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시시각각 시련과 유혹에 직면합니다. 때로는 심한 자괴감과 더불어 허무의 수렁에 빠지기도 합니다. 나를 싸고 있는 정황은 나를 불안하게 합니다. 인간의 조건, 나의 현실은 생로병사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내가 원해서 임의로 작정하고 선택해서 세상에 나온 이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실존주의 철학에서는 피투된 존재, 우리가 이 세기 이 세상에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내던져졌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명의 주인이 아니며 존재 근거 자체가 나를 불안하게 합니다.
인생에 황혼이 온다는 것이 나를 불안하게 합니다. 또한 병마가 시시각각으로 나를 괴롭힙니다.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대 안 맞고 약 한 첩 처방받지 않은 이가 있습니까. 알지 못하는 병마가 나를 괴롭히고 불안하게 합니다.
결정적으로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죽는다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죽음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것입니다. 죽음이 곧 불치병이요 반드시 풀어야 할 당면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눈을 들어 사방팔방 다시 둘러봅시다. 불완전한 인간의 조건, 정황 가운데서 오늘의 신앙자로 불림받고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 속에 산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고 감사할 일입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오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기까지 하셔서 부활이라는 결정적인 승리, 영원히 사는 삶을 가져다 주신 신비를 묵상한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하고 은혜롭고 신나는 일입니까. 금년 한 해 동안 과연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또한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은 사색과 묵상에 잠길 때입니다.
새해 첫날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내며 하늘나라로 개선하신 성모님을 따라 성모군으로서 레지오 마리애 전사로서 지상교회, 투쟁교회, 신전교회를 사는 뜻을 깊이 새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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