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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나눔자리] - 내 어머니가 그랬듯이 (신용님.아델라)
세나뚜스 조회수:967 222.114.24.13
2016-01-21 09:52:54
[나눔자리]

내 어머니가 그랬듯이 신용님.아델라

'성모님, 감사합니다! 성모님, 감사합니다!'
여든을 바라보시는 친정어머니의 입에 배어있는 기도말씀이다. 새벽에 눈 뜨시면서 시작된 묵주기도는 매일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한시도 그칠 줄 모르고, 순간순간 하시는 감사기도는 이제는 우리 귀에 못 박힐 정도가 되었다.
비록 몸은 늙어 허리가 굽고 머리는 하얗게 세었지만 어릴 적부터 우리 눈에 비친 어머니의 모습은 언제나 인자롭고 자애로우신 성모님의 모습 그대로였기에 어머니의 별명은 오래전부터 '성모어머니'였다.
헐벗고 굶주린 사람을 보면 당신께서 입으신 옷가지를 벗어주시며 안타까워하셨고 당신 입에 들어갈 먹을거리도 서슴지 않고 내어주시던 어머니!
아무리 하찮은 손님이 오더라도 물 한 모금이라도 축여 보내야 마음이 편하다고 하시고, 당신에게 필요한 물건 하나만 있으면 그 이상은 누군가에게 주어야 맘이 편하다 하시던 어머니시기에 무얼 쌓아놓고 감춰놓고 하지를 못하신다.
해마다 5남매 자식들 밑반찬 챙겨주시는 것도 부족하여 조카며느리, 독거 할머니들까지 밑반찬 만들어주시는 것이 당신의 취미인 양 날마다 고추 갈고 마늘 까고 계시니 자식들 입장에서 싫은 소리를 할라치면 늙을수록 몸을 움직여야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며 더 부지런히 움직이시는 어머니!
이렇듯 욕심 없으신 어머니에게 단 한 가지 욕심은 기도욕심이신 것 같다. 앉으나 서나 성모님을 향한 간절한 기도는 어려운 일이 있을수록 절실해지기에 어머니를 통해 드리는 기도는 모두가 이루어진다고 믿을 정도이다. 이렇듯 매사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분이시기에 자꾸만 감사할 일을 더 주시는 것만 같다.
지금도 어머니께서는 쁘레시디움 회계를 맡고 계신다. 손이 굳어져 연필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지만 그저 감사로 시작하시고 감사로 끝낸다고 하시며, 이 나이에 레지오 회계 직책을 맡겨주시니 얼마나 감사하냐는 것이다.
언젠가 본당 성모회장을 맡으셨을 때의 감격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겨우 한글만 깨우쳤을 정도의 학력이지만 교회에서 맡겨주시는 직책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해 눈물로 받아들이셨던 어머니시기에 지금도 본당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서 뛰어다닐 정도로 바쁘시기만 하시다.
이렇듯 성모님께의 순명 정신이 남다르시던 어머니! 성모님의 군대로 수십 년을 살아오신 어머니셨기에 지금 생각하니 딸인 내가 어머니의 그 모습을 닮았는지 쁘레시디움 회계에서 서기, 부단장, 단장을 두루 거쳐 지금 또다시 서기의 직책을 맡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나 또한 우리 어머니 같은 모습으로 성모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부족한 당신의 딸이 레지오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입단하여 그저 마니피캇 구절만을 입속으로 되뇌며 쫓아다녔던 것 같은데, 이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성모님을 찾으며 위로받고 살아가고 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도 우리 어머니는 굽은 허리 숙여가며 간절히 기도하고 계시리라, 당신의 가정뿐 아니라 나라와 이웃들을 위해서도. 이러한 어머니의 기도 덕분인지 당신의 두 딸 또한 각기 다른 본당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며 성모님의 군대로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니 어찌 어머니의 기도 덕이 아니겠는가! 교회일 때문에 집안일을 못하면 당신이 도와주겠다며 공동체 일에 적극 나서서 활동하기를 바라시는 우리 어머니의 소원 때문에 세상이 주는 다른 길을 택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나 또한 먼 훗날 어머니가 나에게 물려주신 기도의 힘처럼 세상의 재물이 아닌 굳센 신앙의 힘을 내 자식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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