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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훈화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아서
세나뚜스 조회수:542 222.114.24.13
2016-01-21 10:08:24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아서(성모성월에 가지는 소망)

-최홍길 레오 신부(대구 세나뚜스 지도신부)

다시 계절의 여왕이요 ‘제일 좋은 시절’인 5월 성모성월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3월 4일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예식 바로 다음 첫 토요일 ‘성모님을 특별히 기리는 날’, 여든다섯 나이로 이승을 떠나신 저의 어머님을 생각했습니다. 프란치스코 재속3회원으로, 47년 동안 레지오 활동단원으로 사시며 대구 가톨릭병원 중환자실에서 임종이 임박한 순간에도 - 아들신부에게 옆에서 죽어가는 중환자에게 ‘대세를 주라’고 명하시며 - 성무일도와 묵주기도와 더불어 까떼나를 바치시며 성모님에 대한 지극한 성심으로 묵주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왼팔에 칭칭 감으신 채 눈을 감으신 구남매의 어머님 김말련(金末連) 마리아 막달레나 님의 천상영복(天上永福)을 빌었습니다.
세상 수없이 많은 말들 가운데 ‘어머니’라는 낱말보다 더 진한 정겨움과 그리움, 감격과 감동을 함께 불러일으키는 말이 또 있을까요? ‘사랑’이라는 말이 요즈음처럼 흔해지고 천박해진 시대에도 ‘어머니의 사랑’만은 여전히 그 가치와 품위를 간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누구든지 한 어머니에게서 생명이 비롯되어 하나의 인간으로 커나가며 인생의 도정을 걷게 될 것입니다. 인간은 갓난아기로 삶을 시작하면서부터 포근한 엄마 품에서 사랑을 먹고 자라며 사랑의 형성과 성장을 배워가지 않습니까.
중세의 신학자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작품 가운데 「성체찬가(聖體讚歌)」가 있는데 여기에 ‘펠리칸’이라는 새가 나옵니다. 펠리칸은 이탈리아의 전설 속 새로 어미새가 둥지의 아기새들을 부양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먹이로 내어놓는다고 합니다. 아기새는 어미새의 살점을 뜯어 먹고 자라며 어미새는 죽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의 홍수 시대인 오늘날이지만 이토록 모질고 지독한 사랑을 찾아볼 수 있겠습니까.
유명한 성악가 엔리코 카루소가 소년이었을 때, 첫 교사는 그에게 크나큰 절망감을 안겨주었다고 합니다. “너는 노래를 부르려 하지 마라. 너의 음성은 성악가가 되기에는 틀렸어.” 카루소가 낙담하여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이렇게 격려했습니다. “너는 훌륭한 성악가가 될 소질을 갖고 있다. 작은 일에 낙심하지 말고 힘껏 노력해보자.” 그 어머니는 아들의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열심히 일했다고 합니다. 소년은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과 사랑에 힘입어 세계적 대성악가가 되었습니다. 카루소의 이야기에서처럼 크게 된 인물의 배후에는 반드시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근래에 자녀의 교육문제, 청소년들의 탈선문제 등이 여러 매체에서 자주 거론됩니다. 어머니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건강한 어머니에게서 건강한 자녀가 태어난다’고 합니다. 모든 이의 행복과 불행이 우리의 어머니들에게 달려있고, 이 사회와 국가를 중흥해야 할 책임도 우리 어머니들이 감당해야 몫이 아닐까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의 탈선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자꾸만 펠리칸과 카루소의 어머니가 생각나는 것은 웬일일까요.
어머니들이 자녀교육을 제쳐두고 다른 일로 소일하거나 돈벌이에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 큰일입니다. 문제 청소년들은 어머니가 없거나, 어머니가 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참으로 가정적 위기가 우리 앞에 있고, 어머니다운 어머니를 잃어가는 한과 슬픔이 많은 시절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어머니를 찾자’는 캠페인이라도 벌여야겠습니다.
“여성이 있는 곳에 새로움(淸新함)이 있고 모성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따른다”는 귀한 말씀을 새삼 묵상하게 됩니다. 실로 어머니는 하느님 창조사업의 협력자로서 이 세상에 소중한 생명을 살게 하셨습니다. 어머니에게는 이 세상을 ‘흔들리는 대지’가 되지 않게 하고 ‘아름다운 삶의 터전’으로 풍요롭게 가꾸며 건설할 과제와 책임이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닐까요.
유난히 여성단원들이 많은 우리 레지오 마리애가 여성의, 어머니의 온전한 표상이신 성모 마리아를 모범으로 한 여성단원들에 의해 더욱 아름답고 활기차며 넉넉한 새로움으로 변혁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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