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운영관리 월간 레지오 마리애 / 빛

월간 레지오 마리애 / 빛

게시글 검색
[2009년] 성모마리아의 일생 - 전광진 신부
세나뚜스 조회수:367 112.166.26.76
2016-01-21 12:53:00
  성모마리아의 일생

                                                                                                 전광진 신부

가톨릭교회는 마리아를 모든 인간 가운데 가장 훌륭한 인간으로 존경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말로 공경을 드리고 있다: ‘자애로우신 마리아, 어지신 어머니, 영화로우신 동정녀, 샛별...’ 등등. 과연 마리아는 가톨릭교회와 정교회 신자들로부터 극진한 공경을 받고 있다.

  개신교신자들은 가톨릭신자들이 성모마리아를 공경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예수교고, 가톨릭은 마리아교’다, ‘가톨릭은 우상을 숭배하는 종교다’라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가톨릭신자들은 ‘우리는 마리아교가 아니다. 예수님을 믿는 예수교다’고 해도 개신교신자들이 ‘어떻게 아닌가?’ 하면 잘 설명해주지를 못한다. 마리아는 누구이며 언제부터 그리고 왜 사람들은 마리아를 존경하고 마리아에게 기도하게 되었는가. 우리는 성모마리아에 대해 바르게 알고 바르게 공경해야 하겠다.

  마리아는 이스라엘 북쪽 갈릴래아 호수 부근의 나자렛이라는 마을에서 아버지 요아킴과 어머니 안나 사이에서 태어났고, 곧은 성품과 총명함을 지닌 시골 처녀로 자라났다. 나자렛은 아주 작은 시골마을이었는데 지금은 대략 4만 명 정도가 사는 소도시다.

어느 날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사 가브리엘이 처녀 마리아를 찾아와서 이렇게 인사하였다. "은총을 가득히 받은 마리아야,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마리아는 몹시 당황하였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천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두려워 하지마라 마리아. 이제 너는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 아기는 하느님의 아들로 세상의 구세주가 될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마리아는 이렇게 물었다. "저는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천사가 대답했다. "성령께서 너에게 임하실 것이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안되는 일이 없다." 천사의 말에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마리아를 떠나갔고, 마리아는 성령의 힘으로 예수님을 잉태하게 되었다.

몇 달 뒤 마리아는 사촌 엘리사벳을 찾아갔다. 엘리사벳은 성령을 가득히 받고 마리아에게 이렇게 인사하였다. "모든 여인들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주셨군요.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그러나 마리아의 삶은 복된 삶이 아니었다. 이 세상에 있는 동안 마리아의 삶은 영광된 삶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과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마리아의 일생은 한국의 보통 어머니들처럼 말할 수 없는 희생과 헌신, 인내와 끈기 그 자체였다. 인간적으로도 마리아는 자식 예수님으로부터 따뜻한 효성을 별로 받아보지 못했다.

당시 이스라엘에서 처녀가 임신을 하면 돌로 쳐 죽였다. 처녀로서 임신을 한 마리아를 성령에 의한 잉태라고 누가 쉽게 믿어주었겠는가? 심지어 약혼자였던 요셉까지도 믿지 않고 파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성령에 의한 잉태라고 신문에 낼 수도 없었을 것이고, 주위 아줌마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처녀 마리아가 바람이 나서 애를 뱄다고 수군거리고 손가락질을 했을 것이다. 그 모든 수모를 마리아는 예수님을 잉태했을 때부터 이겨내야 했다.

마리아는 자기의 첫아들 예수님을 마구간에서 낳았다. 당시 로마황제는 인구조사를 했는데, 마리아와 요셉은 나자렛에서 살았지만 조상들의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가서 등록을 해야 했다. 베들레헴에 이르렀을 때 마리아는 만삭이었고, 마침 그들이 들어갈 만한 방도 없었다. 가난했던 마리아는 결국 급한 대로 비어있던 남의 집 마구간에서 예수님을 낳았다. 그땐 산후조리원 그런 게 없었다. 마리아는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첫아들을 나은지 8일 만에 성전에 바쳐야한다’는 유대의 율법에 따라 아기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는 예식 때 마리아는 성전봉사자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다.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마리아의 일생은 고통과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당시 유대의 왕 헤로데는 아기예수님을 죽이려고 베들레헴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 사내아이를 모두 죽였다. 마리아는 급히 아기예수님을 들쳐 업고 요셉과 함께 이집트로 도망을 쳤고 남의 나라에서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살아야했다.

예수께서 12살이 되던 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가 마리아는 소년예수님을 잊어버리게 된다. 마리아는 허겁지겁 예수님을 찾아 헤매다가 사흘 만에 예수님을 찾고 야단을 친다. “얘야, 왜 이렇게 속을 썩이느냐, 너를 찾는다고 아버지와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이에 예수님은 별로 효성스럽지 못한 말투로 대답한다. “왜 나를 찾았습니까. 나는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 모르셨습니까.” 마리아는 이 일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였다.

그 후 요셉이 죽고 마리아는 일찍 과부가 된다. 혼자 예수님을 키우면서 온갖 궂은일을 다했을 것이다. 파출부도 했을 것이고, 나물을 뜯어다 시장에 팔기도 했을 것이다.

어느 날 장성한 예수께서 군중 앞에서 얘기하고 있을 때 마리아가 예수님을 찾아왔다. 그래서 제자들이 “선생님, 선생님의 어머니께서 밖에서 찾고 계십니다.”하니까, 예수님은 인간적으로 참 매정하게 대답한다. “누가 내 어머니요, 내 형제냐,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내 어머니요, 내 형제다.” 인간적으로 본다면 예수님은 효자 축에 들지는 못할 것 같다.

카나라는 동네에 혼인잔치가 열렸는데 마침 포도주가 떨어졌다. 주인이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을 보고 마리아가 딱하게 생각하고 예수님께 어떻게 좀 도와주라고 하니, 예수님은 또 매정하게 말한다. “포도주 떨어진 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리아가 거듭 부탁하자 예수님은 거기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첫 번째 기적을 행하게 된다.

  마리아는 마침내 부모로서 자식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말할 수 없는 비통함을 체험해야 했고, 싸늘한 자식의 시신을 무릎에 안고 한없이 슬픔의 눈물을 흘려야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은 가장 사랑했던 제자 요한에게 어머니 마리아를 잘 모실 것을 부탁하고 있다. ‘오늘부터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어머니 마리아에게 가장 먼저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제자 막달라여자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에게 먼저 나타나셨다. 예수님은 부활 후 40일 동안 사도들에게 용기를 주고 하늘로 승천하였다.

그 후 제자 요한은 마리아를 에페소로 모셨고 마리아는 거기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터키의 에페소에는 마리아가 살았다고 전해지는 마리아의 집과 우물이 있다.

  이렇게 인간적으로 마리아는 잉태에서부터 출산, 양육, 자식의 죽음, 부활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남다른 고통 속에 살았다. 하지만 마리아는 오직 처음 천사와 했던 약속,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저의 뜻대로 하지 마시고 주님 뜻대로 하소서.’라는 약속대로 끝까지 당신 운명의 길을 가신 것이다. 참으로 마리아는 보통의 어머니들보다도 훨씬 못하게 일생을 눈물로 살다간 가련한 여인이었다. 한평생 하느님만을 따라 사신 길, 그 길은 영광의 길이 아니라 고통과 시련의 길이었다. 마리아는 자신의 운명을 거역하지 않고, 굳은 믿음으로 끝까지 하느님의 뜻을 따랐던 강인한 여인이었던 것이다.

댓글[0]

열기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