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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레지오 마리애 /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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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월간 빛 - 봉사하는 기쁨을 느끼며
세나뚜스 조회수:2657 112.166.26.76
2016-01-21 12:56:29
   레지오 마리애 체험사례
                                      봉사하는 기쁨을 느끼며

                                                  최윤홍(토마스)|비산성당 상아탑 쁘레시디움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나의 레지오 삶도 약간의 사연을 겪으면서 성장해 가고 있다. 먼저 우리 쁘레시디움부터 소개를 하면, 우리 쁘레시디움은 비산본당 400회의 역사를 자랑하는 천상은총의 모후 꾸리아 소속 상아탑 쁘레시디움으로, 1986년 창단된 후 1992년 평의회 출석 불량으로 신부님으로부터 해단 명령을 받고 잠시 해단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본의 아니게 레지오를 잠시 쉬게 되었다. 그런데 새로 부임해  오신 신부님으로부터 “지금 꾸리아에 단장이 없던데, 단장이 없어서는 안 되니 직책을 좀 맡아 달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래서 신부님께 “그동안 저는 레지오도 하지 않았고, 또 간부 경험도 없어 힘들겠습니다.”고 사양하니 신부님은 “레지오는 다시 시작하면 되고 간부임무는 성모님이 알아서 해 주실 것이니 맡아서 하라.”는 말씀에 순명하였다. 

우선 과거의 이름으로 쁘레시디움을 재창단하고자 쉬고 있던 단원들에게 연락을 하니 모두가 흔쾌히 대답은 하면서도 간부 문제를 거론하였다. 그래서 “제가 단장을 할 테니 협조를 해 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려 8명이 모인 가운데 ‘상아탑’이라는 이름으로 재 창단을 할 수 있었다. 그동안 나는 다른 팀으로 전출 가 있었는데 몇 년 전 구역별로 레지오를 해쳐 모여 하는 통에 운영이 불성실 하게 되어 평의원 혼자서 레지오를 하는 것을 여러 차례 보고 안타까워 소속 단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여 다시 상아탑 쁘레시움으로 오게 된 것이다. 그렇게 쉬는 단원들을 모으니 또 간부가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내가 서기직책을 맡겠다고 자원하니 모두가 좋다고 하여 시작한 것이 다시 연임하게 되었다. 그결과 지금은 9명의 단원으로 레지오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꾸리아 단장으로서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하여 과거의 단장님들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구하고 레지오 단계교육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수강하게 되었는데, 여러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의 강의를 듣고 그 지식을 통해서 꾸리아의 운영과 삶의 지표로 삼아 꼬미시움으로부터 단장 인준을 받고 직무를 시작하였다. 1차 임기가 끝나고 사임을 하니 모두가 하나같이 “한 김에 한 번 더 해야지, 안 된다. 단장 할 사람이 어데 있노?”라고 하기에 “그러면 꾸리아를 분단하면 계속 하겠다.”는 제의를 하였다. 모두가 찬성을 하여 1996년 말 고집들로 미루어 오던 분단을 부단장과 서기를 1팀으로 나누어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 

마침 기사교육 수강 도중 봉사 할 사람을 찾기에 지원을 하여 레지아(지금은 세나뚜스) 교육 봉사를 시작했다. 교육 대부분이 한티에서 2박 3일로 이루어지던 1993년 여름, 장마철 수강생을 위한 물적 빨랑카가 많이 들어왔고, 사후 처리를 하는데(특히 복숭아, 수박은 처리가 힘들었음), “수강 중 처리되는 여러 가지 음식물과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여 소각을 시켜 달라.”는 한티의 지시에 소각처리를 하는데 얼굴은 까마귀사촌에 엉망진창이고, 장마로 인하여 빗물과 땀, 그을음으로 범벅이 된 서로의 얼굴을 닦아 주면서 박장대소를 하고 웃을 때,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각 방 옆에 있는 욕실에는 머리카락이 배수구를 막으니 머리를 감지 말아 달라.”는 부탁에 교육 중 세수만을 해야만 했던 적도 있었다. 

한번은 수강생 과다로 봉사자들의 침실이 없어 1층의 넓은 회의실이 침실로 바뀌고 의자는 침대로 바뀌었다. 무더위로 인하여 유리문을 열고 바람이 잘 들어오는 창문 가까이에서 잠을 자는 도중 갑작스런 태풍으로 빗물이 간이용 침대를 지나 안으로 몇 미터 뛰어 들어와 이불이랑 옷이 홀랑 젖게 된 데다, 덜커덩거리는 창문의 부르짖음에 제대로 잠을 못자고 뜬눈으로 지새운 다음날 꾸벅꾸벅 졸면서 봉사를 한 적도 있었다. 모든 교육 자료와 물적 빨랑카를 정문으로 들고 다니는 힘듦 속에서도 주님께 감사를 드릴 수 있는 즐거움도 있었다. 2년이 지나고서야 뒷문을 찾아 사용하고 짐을 실어 나르는 바퀴달린 손수레를 발견했을 때는 지난 2년간의 고생이 스치듯 생각나서 허탈해 하면서도 이제라도 문명의 이기를 알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리기도 했다.

교육 중 모든 강의가 끝나고 조별 토의 후 사례발표 시간, 비록 8분이라는 제한된 짧은 시간이지만 체험담을 이야기 할 때 모두가 울고 웃으며 하느님과 하나 된 마음을 느끼고 서로간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을 비우고 사랑을 실천함으로 우리의 임무인 선교사명을 완수해 나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도시간에 처음 대하는 성무일도를 보고 한결같이 “어렵다. 이렇게 힘들어서야….” 하는 불안감이 있었으나, 진행자의 설명으로 이를 통해 성덕으로 나아가는 길을 알고 스스로 봉헌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는 것을 보며 봉사자로서의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주로 사례발표의 진행과 성무일도 담당 봉사자로 활동했는데, 교육생들의 진지한 태도에 내가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무척 좋았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10여 년간의 봉사활동을 통하여 단원들이 성화되고 성덕의 길로 나아감을 볼 때 예수님께서도 권력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멀리 하시고, 배운 것 없이 무식하고 고집이 센 어부들을 통하여 당신의 뜻을 실천하신 데는 분명한 주님의 의지가 있었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져 보았다.

주님, 감사합니다. 항상 모든 것을 서로간의 관계 속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해 주시고, 작은 고통 속에서도 당신의 고통을 알게 해 주시고, 건강을 통하여 봉사할 수 있게 하시며, 보다 낮은 자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시고, 작은 상식이라도 이웃과 함께 할 수 있게 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작은 봉사와 실천 속에서 당신의 향기를 풍길 수 있게 해 주소서, 당신의 성령과 생명으로 제 영혼을 비추어 주소서. 희생과 사랑 속에서 모든 영혼들이 주님을 찬미하며 사랑할 수 있게 하소서. 관계를 통하여 온 세상을 밝게 비추시어, 그 속에서 만나는 모든 영혼들이 당신의 사랑을 체험하고, 오로지 주님만을 믿고 따를 수 있게 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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