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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신영성 바로 알기 - 피해와 반응
세나뚜스 조회수:854 222.114.24.13
2016-01-21 09:51:17
9월 신영성 바로 알기

피해와 반응 차동엽·노르베르토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피해실태

신흥영성운동이라고 무조건 부정적인 측면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21세기 사회에 신흥영성운동이 기여하고 있는 점들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생산성과 능률성의 논리 아래 파괴되고 있는 자연계와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있다.

-인간의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것은 현대인이 갖고 있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쉽게 해결해 주는 체계처럼 보인다. 그리스도교에서 마땅한 답을 발견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마치 구원의 복음처럼 들릴 수 있는 것이다.

-우주적인 형제애, 정의, 조화, 평화, 번영, 은혜 등을 추구하는 뉴에이지(New Age) 이념이 세계적이고, 새로운 인류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지구화 시대에 걸맞게 보인다.

-인간의 가치가, 인간이 지닌 존엄성보다는 그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기능에 의해 결정되는 현대 산업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면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직사회에서 생활하면서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육체적인 건강과 평화를 지닐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의 전통문화가 지니는 긍정적 측면을 재발견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그럴듯한 이상과 대안을 전면에 내세우고 성행하고 있는 신흥영성운동은 실제에 있어서는 현대 상업주의와 반그리스도교 세력의 합작품에 지나지 않는다. 참된 행복과 평화 그리고 인간완성을 보장한다는 매혹적인 선전과는 달리 결과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를 떠나게 한다든가 심신이 황폐화되는 피해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필자는 앞의 글들에서 그 피해상을 예거한 바 있다. 이를 다시 체계화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물질적 피해: 신흥영성운동은 대부분 프로그램별로 돈을 받는다. 그 값은 100만 원 단위를 넘는 경우가 많다. 또 평생회원제도를 권유하며 엄청난 돈을 요구한다. 거의가 반환이 불가하다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에, 나중에 정체를 알고 빠져나오려 할 때 맨몸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깊이 들어가 있게 될 경우 지불한 돈은 도합 수천 만원이라고 봐도 된다.

-정신적 피해: 심신의 안정을 위해 신흥영성운동에 입문했다가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많은 경우 가정 파탄 내지 사회부적응 현상으로 연결된다. 현재 필자에게는 전국에서 수십 명의 피해자 가족들이 도움을 요청해 오고 있다. 드러내놓고 상담을 요청하는 수가 이 정도이니 드러내지 않는 경우는 얼마나 많겠는가?

성서는 이런 현상이 ‘악령’과 관련이 있다고 간주한다. 성서는 곧 악령이 사람을 ‘비참하게’(마태 12,45)하고 ‘광야’를 헤매게 하면서(루가 8,29) 사람을 정서적으로 피폐화시키는 ‘거짓말의 아비’요 ‘살인자’(요한 8,44)라고 폭로한다.

-영적(신앙적) 피해: 이미 여러 차례 말하였듯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종국에는 하느님을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구원업적을 부인하고, 교회를 거부하고, 마침내는 교회를 떠나거나 교회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불평불만자가 되거나 한다는 사실이다.

사도 바울로는 이에 대하여 이미 다음과 같이 경고해둔 바 있다. “훗날에 사람들이 거짓된 영들의 말을 듣고 악마의 교설에 미혹되어 믿음을 버릴 때가 올 것이라고 성령께서 분명히 말씀하십니다”(1디모 4,1).

가톨릭교회 내의 다원적 반응

위에서 일별한 바와 같이 신흥영성운동으로부터 가톨릭교회 신앙인들이 겪는 피해는 확실히 심각하다. 이 피해상은 근래 교회 내 냉담자들의 증가와 신자들의 본당활동 저조 현상에 직·간접적인 영향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에 대한 가톨릭교회 내의 반응은 다원적이다.

우선 신자들의 태도가 다원적이다.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특히 자신들이 애타게 목말라하고 있는 영성적인 욕구를 가톨릭교회가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여기는 이들 가운데 신흥영성운동에서 대안적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가톨릭 정체성이 확고하지 못한 지식인 가운데도 실험정신에서 신흥영성운동에 호기심을 갖는 경우도 꽤 있다. 또 대중문화의 영향을 받아 신흥영성운동을 문화로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접해 보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다수가 중심을 잘 잡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교회와 신자들의 영적인 안녕을 위하여 노심초사하는 ‘남은 자’(1열왕 19,18)들이 있다. 그 단적인 실례로서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보내온 자매님의 열심을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노르베르토 신부님. 저는 미국 동부지역에 살고 있는 가톨릭 신자 김 율리엣다입니다. 괴상한 ‘마음수련’이라는 것이 한인 신자들이 밀집하여 살고 있는 이곳 동부까지 왔습니다.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신부님의 글을 성모기사지에서 발견하고 여러 장 복사하였습니다. 우선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에게라도 교육을 시킬까 해서요. 괜찮겠지요?

제가 지금 글을 드리는 것은 000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제가 인터넷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아무리 보아도 뉴에이지와 비슷한 부류인데요. 어찌된 일인지 본당사목회 교육부 주관으로 이틀씩 두 번에 걸쳐서 000세미나를 한다고 합니다, 000연구소 수녀님께서 오셔서요. 마음이 답답하여 연락드립니다. 제가 너무 민감한 것인지, 아니면 저의 염려가 사실인지요. 만일 사실이라면 문제점을 파악하고 최소한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물론 일개 신자로 본당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어찌할 수 있는 힘은 없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으면 주위 분들에게라도 조용히 알려주고 현명한 대처를 하도록 설명은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도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용 글 가운데 000로 처리한 것은 그 프로그램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그 프로그램 및 관련자 전체를 총괄하여 옳으니 그르니를 평가한다는 것은 위험한 접근법이라는 견해를 말해줬다. 사용자의 의도와 영적 노선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이메일 전문을 인용한 것은 글에 서려있는 건강한 사도적 열심을 독자들께 전하기 위함이다.

이 자매님보다 먼저 미국에서 국제전화를 통하여 비슷한 염려를 전해온 자매님도 있었다. 자매님은 자신이 다니는 한인공동체 신자 30여 명이 ‘마음수련’이라는 데에 빠져서 거의 신앙을 잃을 지경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오면서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리고 교회 책임 기관의 태도 역시 다원적이다. 그동안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는 ‘건전한 신앙을 해치는 운동과 흐름’이라는 문헌을 비롯한 여러 자료를 통하여 그 해악을 알려왔다. 필자가 파악하기로는 사목자들 가운데에는 이 문헌을 열심히 교육한 이들도 있고, 자신만 읽고 신자들에게는 교육을 안 한 이들도 있고, 자신도 안 읽고 신자들에게도 교육하지 않은 이들도 있다.

나아가 주교회의에서 ‘신흥영성운동(뉴에이지)’이라고 규정한 바로 그 문제의 것들이 오히려 교회 지도층인 사제와 수녀들 그리고 교회 기관에 의해 신자들에게 교육되는 일이 빈번하였다. 건강증진이라는 명목으로 기수련이 여기저기서 버젓이 본당 프로그램으로 도입되고 있다.

한국에 뉴에이지 붐을 일으킨 일등공신인 ‘류시화’의 시가 교회 주보와 방송매체를 통하여 홍보되고 있다고 필자에게 제보를 해온 신자들도 꽤 있었다. 명백한 뉴에이지 음악이 여전히 피정과 전례에 사용되는 일도 많다. 물론,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까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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