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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레지오 마리애 /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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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더불어 나누며 사랑하며
세나뚜스 조회수:2248 112.166.26.76
2016-01-21 12:58:52
  더불어 나누며 사랑하며 ...

안효열 마리오(산격성당 그리스도의 모후 쁘레시디움 회계)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고 하신 주님의 말씀은 우리 레지오 단원들에게는 지상명령과도 같다. 레지오 단원들의 사명이기도 한 이 복음전파에 힘쓰며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향기, 성모님의 향기를 전하는 충실한 단원을 만나기 위해 대구시 북구에 소재하는 산격성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기습한파로 몸을 움츠리며 성당에 들어서니 마침 월요일 늦은 오후라 성당은 한적하기만 하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추위에 떨며 마당에 잠시 서 있으려니 안효열 마리오 형제가 늦지도 않았는데 미안한 듯 종종걸음으로 와서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성당 지하의 잘 차려진 레지오 회합실에 안내되어 형제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안효열 형제는 1999년 5월에 영세를 받았으니 이제 영세 받은 지 10년이 넘었다. 한때 스님이 되고자 절에 들어가서 공부를 할 정도로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그는 다른 가족들이 다 성당에 다녀도 반대는 하지 않았지만 자신은 한사코 성당에 나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합천에 잠시 가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둘째 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하느님 나라로 먼저 보내게 된다. 이때 합천성당의 신부님과 두 분 수녀님들의 열성적으로 아들의 장례를 위해 애쓰시는 모습에 감동하게 되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수녀원에 두 번 초청받아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 수녀님 한 분이 생일을 물어보시고는 혹시 세례를 받게 되면 세례명을 마리오라고 지으라고 말씀하셨다 한다. 입교도 하기 전에 세례명이 결정된 셈이다. 다시 대구로 돌아온 그는 6개월 쯤 뒤에 인근의 지산성당으로 스스로 찾아가서 영세를 했다. 그리고 바로 은총의 거울 쁘레시디움에 입단하면서 레지오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는 산격성당 천주의 성모 꼬미시움 직속 그리스도의 모후 쁘레시디움의 회계로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세례 받을 당시 지산성당은 천주교 가두선교단을 만드신 이판석 신부가 사목하고 있어서 선교열기가 고양되어 있었다. 이는 안효열 형제에게 큰 자극제가 되어 천주교 가두선교단 활동에 뛰어들게 했다. 영세 받고 이틀 후에 바로 대현성당에 파견되어 가두선교단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일주일 후에는 고령성당에서 바로 가두선교 선교사로 팀원을 이끌고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형제는 이후 약 3년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가두선교 활동과 체험사례 발표 등을 하면서 복음전파에 매진하였다.

산격성당으로 교적을 옮긴 후 관계선교를 하여 자기소개서를 받아 성당 사무실에 제출하였더니 “우리 성당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산성당과는 사뭇 다르게 선교열기를 거의 느낄 수 없는 분위기를 직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형제는 이 본당에 있는 동안 선교의 붐을 조성해야 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게 됐다. 그래서 꾸준히 4~5년간 노력하니 근래에 와서 점차 선교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형제 자신도 일 년에 최소한 10명 이상씩 영세시켜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한 결과 작년부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시작했으며, 올해는 15명 정도를 입교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안효열 형제는 산격성당 주위의 거리와 골목의 집들과 가게들을 모두 영세시켜 성당 교형자매들로 가득한 성당거리, 성당골목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당당히 밝힌다. 현재는 약 30% 정도 달성하는 선이라지만 몇 년 내에 반드시 목표를 달성해 보이겠다고 다짐한다. 그래서 낚시를 좋아하는 그는 잡아온 고기로 매운탕을 끓여서 동네 잔치를 벌이기도 하고, 이웃의 궂은일도 마다 않는 적극성으로 성당 주변에서 평판이 자자하다.



지금까지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조류독감이 한창 유행하던 때 주님께 의탁하며 선교한 사례라고 한다. 조류독감이 유행하기 전 동네에 찜닭집이 개업을 준비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는 가게에 들러 여러 가지 동네의 사정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편안한 분위기로 그 집주인과 가까워질 수 있게 노력했다. 열흘 정도 지났을 때 산격성당에 예비자 교리반이 시작되는데 교리를 한번 받아보지 않겠느냐고 권했더니 입교하겠다는 약속을 받게 되었다. 입교식 하루 전에 다시 들러 확인을 했더니 갑자기 자신은 다음에 가고 우선 아내를 먼저 보내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인즉 아내의 친정이 중국이라 한국에 아는 사람이 없어 먼저 보내고 싶고 자신은 가게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한 일주일 쯤 뒤에 부인 혼자 교리반에 나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다시 권하니 형제는 순순히 응하여 같이 교리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불과 보름쯤 지나서 조류독감으로 매스컴이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예외는 없는지 새로 입교시킨 이 가정도 시련이 닥쳐온다. “한 사장 힘내자. 주님이 우리를 안아주실 거야. 열심히 살면 특별한 은총이 내려질 거야”라고 위로하면서 개인적으로 매일같이 방문하여 통닭 반 마리 또는 한 마리를 시켜놓고 지인들을 불러서 어려움을 나누었다고 한다. 주님께 기도드리며 조류독감에 걸려도 주님의 뜻이고 걸리지 않아도 주님의 뜻이니 주님께 맡겼다. 또 손님도 없는 홀에 앉아 2~3시간씩 신앙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조류독감이 잠잠해지자 배달 주문이 몰리기 시작하여 드디어 큰 시름을 놓게 된다. 그런 와중에 모친과 동생도 입교를 시킬 수 있어서 영세하는 날 한 가족이 한 마음으로 뭉쳐 새롭게 태어나는 가정공동체의 참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의 국경을 초월하는 사랑으로 맺어진 가족이 주님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이제는 오히려 감동을 느끼곤 한단다. “작은 것 하나라도 정성껏 나누고 자기 스스로가 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만 주위 사람도 따라온다”는 그의 더불어 살아가는 선교방식이 잘 드러나는 사례라 할 것이다.



함께 자리했던 이재동 요셉 산격 천주의 성모 꼬미시움 단장은 “매우 열성적이고 모범적인 단원이다. 가두선교를 많이 배웠고, 현재는 개인선교로 변화하여 산격성당에서 꽃을 피워가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단원이다. 그리스도의 향기, 성모님의 향기를 뿜어내는 그의 삶을 단원들은 본받아야 할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성모님을 닮으려 노력하는 안효열 형제의 노력이 결실을 이루어 지역공동체 전체가 주님을 찬미하는 진정한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로 발전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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