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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005년 3월 "함께해요" 청년·청소년 마당 -김욱희 가브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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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14:37:50
함께해요 - 청년·청소년 마당

 의기와 열정이 불타오르도록

 김욱희·가브리엘

   원고 부탁을 받고 한참을 고민에 빠졌습니다.

  변변찮은 글 솜씨에, 인생이나 신앙에 대해서 얘기하기에 아직 턱없이 부족한 제가 공적인 지면에 글을 올린다는 것이 참으로 조심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본당 공동체에서 청년과 관련된 일을 해온 제 개인적인 경험이 다른 분들게 참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으로 용감하게 써 봅니다.

  저희 월성 청년 하늘의 문 꾸리아는 1993년 2월 바다의 별 쁘레시디움에서 시작되어 2001년 1월 14일 7개 쁘레시디움에 행동단원 71명, 협조단원 7명으로 설립되어, 현재는 청년 쁘레시디움 8개, 소년 쁘레시디움 3개에 행동단원 117명, 협조단원 55명이 활동합니다.  지금은 청년 몇이 조촐하게 주회를 하던 처음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활기찬 모습이지요.

하늘의 문 꾸리아의 8개 쁘레시디움은 모두 화요일 저녁에 주회합을 하고 있습니다.  소년 쁘레시디움은 모두 일요일 아침에 주회를 하고요.  그래서 화요일 저녁이 되면 성당은 젊은이들로 북적입니다.

각각 다른 방에서 주회를 따라 하지만, 마치면 마당에서나 혹은 소성당에서 모여서 신부님 강복을 받을 때 새로 입단한 단원들은 앞에 나와서 자기 소개를 하고 인사 나눕니다.  잘되는 팀은 부러워하고 어려운 팀은 격려도 해주어 팀끼리 상호 좋은 영향들을 주고받습니다.

단원이 2명 밖에 남지 않아 어려움을 겪던 토요일 팀이 화요일로 다시 시간을 환원했는데, 현재는 단원 10명이 잘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이고 마음가짐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단원 2명이라니 참 많은 생각이 납니다.

어느 팀이나 분단을 해서 팀이 창단되어 어려움은 꼭 있게 마련이었습니다.  그것도 대체로 1년이 되는 시점쯤에서요.  아마 분단하면서 받아 나온 밑천이 그때쯤이면 동이 나나 봅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기존 단원이 탈단이나 장기유고다 해서 단장 혼자 텅 빈 방에 촛불을 켜두고 단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두 사람이 주회를 하고 있는 모습.  걱정이 되어 오늘은 어떤가 싶어 문이라도 살그머니 열어 볼라치면 마주치게 되는 눈동자들.

남은 사람들과 함께 고민도 하고 용기도 북돋워주고, 신단원이 권면되면 팀에 관계없이 꾸리아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단원충원을 시켜주고, 그래서 힘을 얻어 일어서는 팀이 있는가 하면 어려움을 아주 제대로 겪는 팀도 있었습니다.

결국 팀에서 쉬고 있는 단원들을 어찌어찌 모아서는 "오늘 여러분의 의견을 물어서 이 팀을 해체하여야 할지 지속해야 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자"라고 꾸리아 단장인 제가 이야기를 꺼내니까 쁘레시디움 단장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

돌이켜 보면 그런 경험들이 대부분의 팀들에서 한 번씩은 있은 듯합니다.

"다른 사람 탓할 것 없다.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내 자리를 지킨다는 결심만 있다면 결코 팀은 무너지지 않는다.  단원들이 다 떠나가도 간부네 사람만 똘똘 뭉쳐서 자신의 묷을 하면 분명히 떠났던 사람들은 돌아오고 새 단원들도 입단해서 오늘을 옛날이야기로 할 날이 분명히 온다." 그렇게 설득을 하였는데, 그대로 되었습니다.

200차나 300차에 함께 모여 다과회를 하면서 어려웠던 때를 회상하고 함께 축하합니다.  그것이 도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되지요.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함께 믿어주고 따라준 간부들을 어떻게 아끼고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본당에 청년회도 결성하고 본당 주임신부님과 보좌 신부님의 배려와 상급기관인 꼬미씨움의 지원으로 대림시기와 사순절 때는 피정도 실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겨우 스물을 넘긴 단원이 세상을 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마음에 병이 있었나 봅니다.  지금도 그 후배 연도를 단원들과 함께 갔었을 때가 기억납니다.  '나는 그를 위해 과연 무엇을 했었나'하는 자책감과 머리를 들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고통 중에 있을 때, 혹은 도움을 필요로 했을 때 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했었나? 으레 하는 인사와 스쳐가는 말 몇 마디가 전부는 아니었나?

우리에게서 희망이란 것, 현실적인 가치들이 전부가 아니란 것을 나누지 못한 결과가 아닐까?'

  많은 후회와 무력감에 빠졌었습니다.  지금도 단원들 가운데 누군가는 힘겨운 싸움 중에 있는 것은 아닌지 무심히 스쳐지나는 단원 중에 나의 직무유기로 속절없이 무너지는 사람이 있진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입니다.

'젊은이는 교회의 미래다'라는 말을 자주 하고 듣습니다.

그러나 그 미래가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세상은 날로 반생명적인 방향으로 폭력을 조장하고 당장의 재미나 쾌락으로, 또 겉보기에 번듯하고 폼(form) 나는 것에 가치를 두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성과 위주와 모든 것을 숫자로 따지는 계량주의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작은 계기로 인해 교회 구성원이 되었고 예수님 닮기를 희망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을 신앙으로 무장시키고 정예화해야 합니다.  눈높이에 맞는 교육과 피정들이 이루어지고 진정한 레지오 정신으로 무장하게끔 교회차원의 접근과 시도들이 있어야 합니다.  세상의 악한 것들은 자기 궤변과 물량주의로 무장하고 야금야금 침범해 오는데 탱크에다가 돌팔매로 싸울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진리의 바다에서 자유로이 헤엄치고 천주의 그늘에서 휴식하며, 그들의 의기와 열정이 불타오르게 하여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그들이 머지 않은 장래에 가지게 될 가정에서, 직장에서, 앞으로 속하게 될 많은 사회단체 속에서 열 배, 백 배의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깊은 시선과 너른 마음으로 젊은이들을 감싸 안아주신 주임신부님들과 성직자요 동료로서 고민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신 보좌신부님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늘 힘든 부탁에도 싫은 내색 한번 없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꼬미씨움과 꾸리아 간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성모님과 군단을 이루어 진군하는 우리 모두가 최후의 순간에 그분 앞에서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2디모 4, 7)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대구 월성 청년 하늘의 문 Cu.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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